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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건영 “가슴 치고 통탄할 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3일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으로 구속된 것에 대해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충격적”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가슴을 치고 통탄할 일”이라며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박 전 원장은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서 전 실장의 구속에 대해 “너무 충격적”이라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인 남북 관계가 정쟁의 대상이 돼서 이런 불행이 연속되는 것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 국민으로서 부끄럽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새벽 법원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를 받는 서 전 실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 전 원장은 “사법부에 간곡한 기대를 걸었다”면서도 “사법부의 결정은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서 전 실장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처리 과정에서 관련 첩보를 삭제하고 월북 취지의 보고서 등을 작성하게 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전 원장은 “서훈 전 실장은 어떠한 지시를 하지도 않았다. (지시했다는) 그러한 증거도 없지 않으냐”며 “자진 월북이 아니라는 증거가 있나”라고 되물었다. 첩보 삭제 과정에서의 공모 혐의 등 박 전 원장을 향한 검찰의 수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서 전 실장의 영장이 나왔으니 (나에 대해서도) 소환을 하든 뭘 하든 할 것”이라면서 “(조사를 받으라고 하면) 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정말이지, 가슴을 치고 통탄할 일”이라며 이번 수사가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무차별적인 정치보복을 위해, 수십 년을 조국을 위해 헌신한 대북 전문가를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며 “삭제했다는 자료는 버젓이 남아 있다. 앵무새처럼 떠드는 ‘월북 몰이’라는 주장에는 전혀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는 참 아둔하다”며 “서훈 전 실장의 구속 상황을 보고 이제부터 어떤 전문가가 정부를 위해 나서겠느냐. 국정원 내에 있는 훌륭한 자원조차도 몸을 사리며 조심할 것이다. 눈치만 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결국 검찰의 칼날은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검찰이 너무한다”며 “결과적으로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안 하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문 전 대통령에 대한 망신주기가 없을 건데도 이 난리를 치겠느냐”며 “선한 의도를 가지고 정의의 사도로서 검찰들이 이런 짓을 하는 것이겠느냐”고 말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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