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비즈니스 성과를 얻기 위한 노하우 - MIT Technology Review

AI를 통해 비즈니스 임팩트를 창출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은 풀어야 하는 문제를 제대로 포착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문제를 가려내는 분석력이 필요하다. AI를 적용해 거대한 임팩트를 창출하기 위한 문제 정의 노하우를 살펴본다.

AI를 통해 임팩트를 창출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미션은 임팩트가 창출될만한 공간을 찾아내는 것이다. AI 혁신은 기업이 골치 아픈 문제를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손쉽게 풀어내는 데 의미가 있다. 그런데 문제를 해결해서 더 큰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거대한 가치를 창출할 만한 문제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AI는 기업들이 안고 있는 많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도구다. 그러나 어떤 문제는 해결되어도 그리 효과가 크지 않은 반면 어떤 문제는 해결된다면 1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창출하며 회사와 산업에 중대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그럼에도 많은 AI 프로젝트들이 엉뚱한 문제를 푸느라 시간을 쏟는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엔지니어들은 주어진 문제를 기술적으로 풀어내는 데에는 전문가일 것이다. 그러나 풀려고 하는 문제가 비즈니스 관점에서 얼마나 가치 있는 문제인가에 대해서는 충분히 판단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오류는 좋은 문제를 찾아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지 못하거나, 엔지니어들이 기업에게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에 비롯된다. 그 결과, 연구실에서 AI를 통해 새로운 모델과 기능을 개발하는 과정까지는 성공해도 소비자가 찾지 않는 텅 빈 기술 또는 제품만이 양산된다.

2~3년 전부터 AI의 중요성을 인식한 많은 기업이 AI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리고 그 프로젝트의 결과가 요즘 나타나고 있다. AI가 결합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가 출시되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첨단기술이 적용됐다고 소비자가 환영하는 것이 아니다. 뛰어난 기술적 성능은 연구실에서야 호평을 받을 수 있지만 시장에서 소비자가 평가하는 관점은 이와 다르다. 우수한 AI 기술이 적용된 지능형 냉장고를 출시하지만 사람들은 왜 냉장고에 AI가 필요한지 모른다. 냉장고에서 사용자 인식기능 또는 챗봇 기능을 사용하는 것을 불필요하게 생각할 지도 모른다. 오히려 생소한 기술 때문에 어렵고 복잡하게 느끼는 소비자도 많다. 기업과 고객의 가려움을 절묘하게 긁어주기 위해 AI를 사용해야 하는데, 가렵지도 않은 곳에 기술을 적용하거나 잘못 적용해서 오히려 부작용만 낳는 게 지금 많은 AI 프로젝트들의 공통된 실수다.

AI는 기업에서 벌어지는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해결할 필요가 없는 문제에 시간과 자원을 낭비해서는 안된다. 이를 위해서는 문제 정의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그럼 어떤 문제에 집중해야 할까? 나는 AI를 도입하고자 하는 기업들을 자문할 때 언제나 임팩트 있는 문제를 찾기 위한 나름의 기준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권한다. 이는 3가지 조건으로 정리된다. 바로 어려운 문제, 획기적인 문제, 개선이 가능한 문제다. 쉬운 문제를 풀기 위해 복잡한 기술을 쓰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동안 해결하기 어렵고 불가능했던 일을 해낼 때 비로소 의미가 있다. AI는 과거에 불가능했던 일을 해낼 수 있는 기술이다. 과거와 다른 획기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풀어낼 때 커다란 가치가 창출된다. 또한 실질적 개선이 있는 문제여야 한다. 특히 산업 또는 사람들이 갖고 있던 고질적인 문제를 말끔하게 해결하거나 눈에 띄는 도움을 줄 수 있을 때 AI 혁신은 의미가 생긴다.

예를 들어보자. AI를 이용하면 신약 개발 과정에서 고질적으로 존재했던 비효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는 과정은 병을 일으키는 ‘타깃(target)’을 찾고, 타깃에서 유효한 물질인 ‘히트(hit)’를 창출하고, 그로부터 가장 유효한 ‘리드(lead)’ 물질을 도출하는 ‘타깃-히트-리드 발굴’의 과정을 거친다. 그동안은 이 모든 과정을 과학자의 수작업 또는 판단에 의존했다. 수많은 문헌을 사람이 직접 뒤져서 타깃을 발견하고, 그동안 쌓은 지식과 감을 통해 분자 구조를 설계한다. 이후 다양한 실험을 통해 리드 물질을 도출한다. 여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3년에서 4년 정도다. 이 시간을 단축시키고 정확한 리드 물질을 도출할 수 있게 되면 의약 비즈니스에서 일대 혁신을 가져오는 것이 분명하다. 이런 곳에 AI를 적용하기가 좋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축적해놓은 분자 구조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성모델(Generative Model)과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을 통해 빠른 속도로 최적의 후보 물질을 찾아내는 모델을 구현할 수 있다. 종래 3~4년 걸리던 리드 물질 도출 시간은 6~8개월로 단축된다. 이 기간 단축이 신약 개발에 가져다주는 임팩트는 매우 크다. 신약이 더 빨리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질병에 더 빨리 대응할 수 있게 되고, 똑같은 회사 자원으로 더 많은 실험과 개발을 하는 게 가능해진다. 경영 실적 향상과 직결되는 것은 물론이다. 다른 신약 후보 물질의 발굴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으므로 확장 효과도 크다.

좋은 문제를 찾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야가 넓어야 한다. 문제의 종류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기존 사업이 원래 고민하는 문제다. 이는 현재의 고객과 관련된 문제이자, 기업이 일상적으로 하는 고민에 해당된다. 주로 프로세스 효율화나 수익체계 개선과 같은 종류다. 계속 하던 일의 연장선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혁신인 반면, 문제를 해결해도 기업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는다.

둘째는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문제다. 이는 평상시 하지 않던 생소한 고민이다. 새로운 시장과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기회가 될 수 있다. 전혀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것을 추구한다. 이전과 다른 카테고리의 제품을 개발하며, 많은 경우 프로세스 재정립이 수반될 수도 있다. 일상 밖의 영역을 개척하는 것이다 보니 어느 정도의 리스크 테이킹이 필요하다.

수익 창출 측면에서는 어떤 접근이 유리할까? <MIT슬로언매니지먼트리뷰>에 따르면 기존 프로세스의 효율화를 추구하는 데 AI를 적용한 경우 수익 창출 효과를 본 기업은 6% 정도 되었고, 신규 기회나 수익을 추구하는 데 AI를 적용한 경우는 수익 창출 효과를 거둔 기업이 72% 정도였다. 물론 산업마다, 사업 종류마다 다르겠지만 새로운 기회를 찾기 위한 문제에 더 큰 임팩트가 숨어 있음을 보여준다.

7~8년 전 전기자동차가 주목받지 않던 시절, 새로운 시장을 위해 먼저 뛰어든 기업들은 지금 거대해진 전기차 시장에서 많은 수익을 거두고 있다. 전기차 시장을 연 테슬라는 2021년 기준으로 44만 대 판매량으로 1위를 달리고, 폭스바겐도 전기차에 일찍부터 눈을 돌렸는데 포르쉐・아우디 등 차량에 전기차 기술을 적용해 38만1,486대 판매를 거둬 2위를 기록했다. 현대자동차는 4위다.

유통 분야에서도 선진 기업들은 새로운 임팩트를 만들어낼 문제에 집중한다. 아마존은 파마시(Pharmacy)라 불리는 새로운 약국 서비스를 내놓았다. 기존 의약품 판매 방식이 아니라 미국 내 50개 주 약국들과 연결되어, 처방전만 있으면 환자들에게 1회분씩 배송해주는 구독서비스로 새로운 수익을 창출했다.

물론 무조건 새로운 문제만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AI를 통해 기존의 문제를 푸는 것에도 임팩트가 창출되는 것은 분명하다. 여기에도 많은 기회가 있다. 그러나 우리의 시야가 기존 문제에만 매몰되면 기회의 절반은 보지 못하는 것이다. AI가 보유한 잠재성은 매우 큰데 이를 기존의 틀 안에서만 다루는 것은, 끊임없이 새로운 기회를 얻기 위해 도전해야 할 기업가에게는 맞지 않다. AI의 기술적 가능성에 기반해서 이전에 풀지 못한 새로운 문제를 찾아 창조적으로 해결하면, 거기에서 커다란 도약의 기회를 만나게 된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기업들이 AI와 같은 기하급수적 기술을 이용하여 추구하는 혁신과 그로 인해 창출되는 수익의 양상을 분석한 바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현재의 기하급수적 기술을 이용해 핵심(Core) 영역을 혁신하는 데 70%가량의 자원과 에너지를 투입하고, 인접(Adjacent) 영역에는 20%, 전혀 새로운 변혁적(Transformational) 영역에는 10%를 투입하는 흐름을 보인다. 그러나 기하급수적 기술을 통해 각각의 영역에서 5년 후 창출되는 가치는 변혁적 영역에서 70%, 인접 영역에서 20%, 핵심 영역에서 10% 로 차이가 크다. 핵심 영역이란 기존 패러다임의 핵심에 해당되며 현금 흐름이 가장 많이 창출되는 영역이고, 변혁적 영역은 후순위 관심 영역이자 현재 회사에 수익을 크게 가져다주지 못하는 영역을 뜻한다. AI를 도입하려는 기업들은 기술을 이용해 기존 핵심 영역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만, AI의 비즈니스 임팩트는 오히려 멀리 있는 변혁적 영역에서 나오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시야를 현재의 문제에만 두지 말고 새롭고 먼 영역으로 넓힐 필요가 있다.

커다란 비즈니스 임팩트를 창출할 수 있는 영역은 그렇다면 어디일까? 물론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수많은 사례와 AI의 기술적 잠재성을 고려할 때 다음 몇 가지 영역에서는 커다란 가치가 창출될 가능성이 높다.

정보 비대칭은 경제학에서, 시장에서 각 거래 주체가 보유한 정보에 차이가 있을 때 그 불균형적 정보 구조를 말한다. 이는 사람들이 보유하는 정보의 분포에 편향이 있어 경제 주체 사이에 정보 격차가 생기는 현상이다. 정보 비대칭이 나타나는 대표적인 곳은 병원이다. 의사는 사람의 건강 유지, 회복, 촉진 등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추고 환자의 질병을 치 료하고 예방도 돕는다. 반면 환자는 진단이나 치료에 대한 지식이 없기 때문에 몸이 아프면 병원을 찾아 의사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 정보 비대칭성이 크고 정보의 중요도가 클수록 거래비용은 커진다. 그래서 병원비는 (의료보험 적용을 제거하면) 비싼 것이다. 건강진단 AI, 헬스케어에 특화한 가상비서 주치의 등 AI 응용서비스가 정보 비대칭성을 해결하면서 정보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 커다란 편리함을 줄 수 있다. 법률, 금융, 과학의 영역도 정보 비대칭성이 큰 영역이므로 이 분야에서 사람들이 손쉽게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AI 솔루션이 임팩트를 창출할 것이다.

앞서 살펴본 사례처럼 신약 개발은 수억, 수조 단위 경우의 수가 존재하는 광활한 화학 공간(chemical space) 속에서 질병치료를 위해 특정 속성을 가진 분자를 만들거나 찾아내야 하는 작업이다. 이렇게 경우의 수가 천문학적으로 커서 최적의 솔루션을 찾아내기가 좀처럼 쉽지 않은 영역에 AI가 적용되어 수월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최근에는 고도화된 하드웨어 기반이 인공지능 모델과 만나 방대한 경우의 수 문제를 수월하게 해결해낸다. 이러한 일은 신약뿐만이 아니라 유통, 제조, 금융 분야에서도 적용된다. 거대한 시간 및 비용을 줄이는 혁신의 기회가 여기에 있다.

이미 AI를 통한 초개인화 시스템은 널리 퍼지고 있다. 개인화 서비스는 개인의 취향을 파악하여 가장 좋아하는 것을 제공하는 것이다. AI는 데이터에 기반해 사람들의 취향을 마이닝하여 개인화를 실현하게 해주는 도구다. 다양한 소비자 선호가 존재하거나 소비자가 골라야 할 옵션이 많은 산업에서 AI 기반의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게 수월해진다. BCG에 따르면 최고 수준의 개인화를 구현한 기업은 수익을 4배 향상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유통분야의 경우 쇼핑 경험이 고도로 개인화되었을 때 소비자는 장바구니에 추가 품목을 추가할 가능성이 110% 더 높았고 계획했던 것보다 더 많이 지출할 가능성이 40% 더 높다. 기존의 대량생산 또는 표준화된 서비스에 익숙해진 소비자에게 높은 수준의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만족도는 커진다.

예측이 없던 세계에서는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다음 액션을 취하기 위해서는 일이 일어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비효율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이런 세계에서는 어림짐작이 많기 때문에 부정확성과 실수가 난무한다. 또한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비하지 못하기 때문에 손실이 발생한다. 예측이 없던 세계에서 예측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바로 AI다. AI 기반의 예측 알고리즘 원리는 수많은 데이터 학습 통해 패턴을 파악하고, 특정 조건이 주어지면 이 패턴에 기반하여 결과를 추론하는 것이다. 이런 예측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예측 정보를 제공하거나 예측을 통한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때 커다란 임팩트가 나올 수 있다. 고도의 응용력을 갖춘 수요예측 시스템, 생산시설의 설비 고장 예측, 배터리 및 제품의 수명 예측, 고객의 구매의도 예측 등 다양한 영역에 AI 예측 기술이 적용될 수 있다.

AI의 역량 가운데 하나는 보이지 않던 무언가를 가시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정교한 알고리즘과 방대한 데이터 학습을 통해 사람이 보지 못한 미세하고 심오한 패턴을 파악해내고 통찰력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AI를 통해 그동안 쉽게 알아채지 못한 중대한 리스크를 발견하거나 예측할 수 있다면 기업으로서는 큰 손실을 면하고 비즈니스를 지속할 수 있다. 리스크로 인한 손실이 클수록 이를 방지하여 얻을 수 있는 임팩트는 커진다. 금융사기 및 손실을 막는 지능형 감시, 불량 검출, 환자의 이상증세 감지 등이 그 사례들이다.

씨앗은 좋은 땅에 심어야 뿌리를 잘 내리고 커다란 나무로 성장한다. 좋은 땅이 어디인지를 아는 것이 큰 나무를 키우는 첫걸음이다. AI는 모든 영역에 적용될 수 있지만 엉뚱한 영역에 적용하면 뿌리를 내리지 못할 수도 있다. 우리가 보유한 시간과 자원은 한정적이다. 그렇다면 더 중요한 일을 선택해야 한다. 사용자에게 중요한 문제가 무엇인지 통찰하고, AI를 통해 획기적인 개선이 일어날 수 있는지 따져보아야 한다. 또한 이를 풀어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무엇인지, 그 이점이 충분히 크거나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이러한 고민 없이는 임팩트는 기대하기 어렵다.

 정두희 한동대학교 ICT창업학부 교수이며, AI 엔터프라이즈 솔루션을 공급하는 임팩티브AI의 대표이사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 코리아의 전 편집장을 맡았으며, 《넥스트 빌리언 달러》, 《한권으로 끝내는 AI 비즈니스 모델》, 《3년후 AI 초격차 시대가 온다》, 《TQ 기술지능》 등을 저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