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라틴아메리카 신학원에 “여러분은 국가에 예속된 성직자가 아니라 목자들이 돼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1월 28일 다양성이라는 참된 풍요로움을 체험하고 있는 교황청립 라틴아메리카 비오 신학원 공동체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예수님과 함께 머물고 또한 예수님을 선포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것이 예수님의 “제자이자 선교사”가 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저녁시간에 휴대전화 화면을 보지 말고 하느님께 집중하라고 당부했다.

“과달루페의 성모님께 당신 아드님과 우리를 일치시키는 ‘제자됨-사도직’의 여정에서 우리를 도와주시길 청합시다. 예수님으로부터 출발해 형제자매들에게 가고, 형제자매들과 함께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 돌아오는 이 역동적인 ‘왕복’ 여정에서 우리를 동행해 주시길 청합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1월 28일 교황청립 라틴아메리카 비오 신학원 공동체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스페인어로 이 같이 강조했다.

교황은 교황청립 라틴아메리카 비오 신학원의 양성기간을 가리켜 “은총의 시간”이라고 표현했다. “이 기간은 지성적으로나 학문적으로나 또한 보편 교회의 풍요로움과 다양성을 체험할 수 있도록 주님께서 여러분에게 허락하신 은총의 시간입니다.” 이어 교황은 연설 원고를 내려놓고 참된 풍요로움에 대해 부연했다. 특히 이 같은 풍요로움과 다양성이 중남미 민족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 신학원에서 양성과정을 마친 사람들은 교회가 그들에게 맡긴 양떼의 목자가 되기 위해 다시 중남미 지역으로 돌아간다. 교황은 이들에게 “국가에 예속된 성직자가 아니라 하느님 백성을 위한 목자”가 되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초기 그리스도인들도 서로 다른 민족과 문화에서 왔다고 말했다. 그런 그들에게 성령께서 임하시어 그들이 “한마음 한뜻”(사도 4,32)을 이루고 같은 언어, 곧 사랑의 언어를 말하게 하시며 땅끝까지 예수님의 제자이자 선교사가 되도록 하셨다(마태 28,19 참조)고 교황은 설명했다. 아울러 오는 11월 30일 축일을 지내는 성 안드레아 사도를 생각하면서 무엇보다도 제자와 선교사라는 두 가지 단어를 살펴보고 싶다고 말했다.

“예수님께서 우리의 모든 결정의 동력이길 바랍니다! 우리는 그분의 봉사자들입니다. 우리는 ‘당신과 함께 있으라’고 부르신 그분께 속해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그분의 제자가 된다는 것의 의미입니다.”

교황은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시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우리에게 하실 말씀이 있다”고 확신하며 다음과 같이 당부했다. 

“저는 착하고 열심한 사제가 지쳐서 감실 앞으로 가는 것도 잊은 채 피로에 절어 잠자리에 드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무척 아픕니다. 그럼요, 자야 합니다. 하지만 먼저 주님께 인사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나요? 예의를 갖춰야 하지 않겠습니까? (...) 우리는 얼마나 자주 휴대전화에 마음을 빼앗기는지요? 휴대전화 화면이 많은 것들을 보여주며 우리 마음을 빼앗습니다. 부탁입니다. 그 도피의 세계에 중독되지 마십시오. 중독되지 마세요. 그러한 것들이 여러분의 힘을 서서히 약화시킵니다. 차라리 여러분은 예수님을 만나는 일에 중독되십시오. 그분께서는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아시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우리에게 하실 말씀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국가에 예속된 성직자가 아니라 하느님 백성의 목자들입니다. 가장 나쁜 악 중 하나인 성직자 중심주의에 빠지지 마십시오. 특별히 조심하십시오. 성직자 중심주의는 영적 세속성의 한 형태입니다. 성직자 중심주의는 우리를 보기 흉하게 망가뜨립니다. 그것은 부패이며, 여러분을 부패하게 만듭니다. 여러분이 태어난 나라를 잊게 만들고, 여러분을 그 나라에서 떼어놓으며, 코를 높이 치켜세우고, 목을 뻣뻣하게 만들며, 거만한 타락으로 이끕니다. 바오로 사도는 티모테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대의 할머니와 어머니를 기억하십시오. (...)’(2티모 1,5 참조). 다시 말해 ‘여러분의 뿌리로 돌아가 여러분의 어머니와 할머니를 잊지 말라’는 뜻입니다. 저는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에게 맡겨진 양떼로 돌아가십시오.”

“여러분은 국가에 예속된 성직자가 아니라 하느님 백성의 목자들입니다. 예수님께서 여러분에게 맡기신 백성들과 언제나 함께하고, 그들 앞에, 그들 한가운데에, 그들 뒤에 설 줄 아는 은총을 청하십시오.”

교황은 오는 11월 30일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을 떠올리며, 예수님의 첫 제자들 중 한 명인 성 안드레아가 스승이 누구인지 알고자 하는 간절함과 “와서 보아라”(요한 1,39)는 초대에 응답해 예수님께서 묵으시는 곳을 보고 그날 그분과 함께 묵었다고 설명했다. “거기서 그의 삶이 근본적으로 변했습니다.” 교황은 주님과의 만남을 날마다 새롭게 해야 한다고 초대했다.

“(...) 우리는 그분의 말씀을 함께 나누며, 그분이 우리에게 무엇을 말씀하시는지, 그분이 무엇을 하시는지, 그분이 어떻게 느끼시는지, 그분이 어떻게 침묵하시는지, 그분이 어떻게 사랑하시는지 보기 위해 그분 앞에서 침묵 중에 머물러야 합니다. 그분께서 우리 삶에서 ‘말씀’이 되시도록 우리 자신을 내어 맡겨야 합니다.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곧, 그분께서 우리 안에서 그리고 우리를 통해 ‘한 몸’을 이루시도록 우리 자신을 내어 맡기도록 합시다. 그분께서 우리 봉사의 직무에서 주도적으로 행동하시는 것을 막지 맙시다.”

“안드레아는 예수님을 만난 뒤로 그저 안락하게 머물러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교황은 이처럼 주님과의 만남 이후에는 예전 같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더 이상 예전 같지 않았고, 자신이 살아낸 체험을 선포하러 나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가 가장 먼저 만난 사람은 친형 시몬 베드로였습니다. 그는 ‘우리는 메시아를 만났소’(요한 1,41) 하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시몬을 예수님께서 계신 곳으로 데려갔습니다. 이런 식으로 안드레아는 선교사로 ‘데뷔’했습니다.”

“우리 형제자매들, 특히 아직 주님의 사랑과 자비를 체험하지 못한 형제자매들도 예수님의 복음을 전하고 사람들을 그분께 인도하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밖으로 나가십시오. 움직이십시오. 복음의 기쁨을 전하십시오. 그것이 선교사가 되는 것의 의미입니다.”

예수님과 함께 머물고 그분을 선포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야 한다. 교황은 “머물기”와 “밖으로 나가기”라는 두 개의 동사를 묵상했다.

“이것이 우리 삶의 의미입니다. 곧, 예수님을 출발점이자 종착점으로 삼는 ‘왕복’ 여정입니다. 예수님과 함께 ‘머물기’와 그분을 선포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기’는 또한 가난한 이들, 이주민들, 병자들, 죄수들, 사회에서 가장 작고 잊힌 이들과 함께 머무는 것이며, 그들의 삶을 함께 나누고 그들에게 하느님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선포하는 것을 뜻한다는 걸 잊지 맙시다. 예수님께서 가장 취약한 형제자매들 안에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분께서는 거기서 특별한 방식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과달루페의 성모님께 당신 아드님과 우리를 일치시키는 ‘제자됨-사도직’의 여정에서 우리를 도와주시길 청합시다. 예수님으로부터 출발해 형제자매들에게 가고, 형제자매들과 함께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 돌아오는 이 역동적인 ‘왕복’ 여정에서 우리를 동행해 주시길 청합시다. 그리고 성 안드레아 사도에게 우리를 위해 전구해 주기를 청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