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한 이란 선수들이 경기 시작 전 국가 연주 때 국가를 따라 부르지 않았다. 선수 전원이 침묵을 지켰다.

AFP통신은 22일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하며 "이는 이란 내 반정부 시위에 대한 지지 의사를 나타내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이란 대표팀의 주장 알리레자 자한바흐시도 "국가를 따라 부르지 않기로 하면서 시위대에 연대 표시를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란에서는 3개월째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9월, 여대생 마흐사 아미니(22)가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돼 구금됐다가 의문사 당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아미니가 지병인 심장마비로 자연사했다고 주장했지만 가족들은 고문을 당하고 죽었다고 반박했다. 이란 정부는 시위를 '폭동'이라고 규정하고 유혈 진압을 하고 있다.

앞서 일부 이란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반정부 시위에 지지 의사를 밝혔다가, 대표팀 선발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 적도 있다.

이란은 21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잉글랜드에 2-6으로 졌다.

이란 선수들은 잉글랜드를 상대로 두 골을 넣었지만 골 세리머니를 하지 않고 진지한 표정을 유지했다.

이란팀 주장 에산 하즈사피는 전날 도하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히잡 시위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우리나라가 처한 여건이 바람직한 건 아니다"라며 "가족을 잃은 분들께 위로를 전하려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 언론 NYT(NewYorkTimes)는 이번 월드컵에서 공개적으로 히잡 시위에 연대 뜻을 밝힌 선수들도 조국으로 돌아가면 당국의 보복을 마주할 위험이 크다고 예측했다.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 내에서도 이란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는 움직임이 보였다. 잉글랜드전 전반 22분에는 사망한 여대생 아미니의 나이 22세에 맞춰 일부 팬들이 경기장에서 아미니의 이름을 연호했다.

이란 응원단 사이에서는 '여성, 삶, 자유'(Women Life Freedom)라고 적힌 플래카드도 내걸렸고, 페르시아어로 '자유'를 뜻하는 '아자디'라는 구호도 터져 나왔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