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사이언스

 

지난 18일 서울 성수동 에스팩토리에서 열린 2022 대한민국 과학축제 현장에 들어서자 갈 곳을 잃고 우왕좌왕하는 관람객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한참동안 팸플릿과 표지판을 들여다보는 사람들도 많았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축제 현장 입구에 설치한 얼음 조형물 외에는 축제의 분위기를 느끼기 어려웠다.

 

18일부터 주말까지 나흘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로 열린 '2022 대한민국 과학축제'는 지난 2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여파로 연말에 개최되는 대한민국 과학기술대전과 함께 통합·축소 개최됐지만 2년 만에 다시 대면 대중 행사로 문을 열었다.

 

하지만 오랜만에 열린 축제 현장에서 관람객들은 숨은 행사장 입구를 찾는 데 시간을 허비해야 했다. 전반적으로 관람객들의 동선 배려가 아쉬웠다. 일례로 행사는 총 3개 건물에서 나뉘어 열렸는데 관람객들이 체험하는 메인 전시장인 '러닝랩'과 연구자들이 성과를 전시하는 '테크랩'은 서로 다른 건물에 위치해 있었다. 심지어 입구가 서로 반대편에 있어 전시장 바깥으로 나가 전체 행사장을 반 바퀴 돌아야 들어갈 수 있었다. 메인 행사장 입구에 전체 건물 지도가 있었지만 입구 표시는 명확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관람객으로 북적이는 러닝랩 전시장에 비해 테크랩 전시장은 연구 성과를 설명하기 위해 참석한 연구자가 더 많아 보일 정도로 한가했다. 건물 밖에는 테크랩 건물을 찾지 못해 헤매는 관람객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들렸다. 과학기술인과 대중이 소통한다는 축제 본래 취지에 비춰볼 때 아쉬운 부분이다.

 

현장 관람객과 소통하는 데 있어 아쉬운 부분은 또 있다. 이번 과학축제의 강연자는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장동선 궁금한뇌연구소 대표, 김상욱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 등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했지만 대부분의 강연이 오프라인 참석자를 대상으로만 진행됐다. 자체 중계한 일부 강연 외에 과기정통부에서 운영한 온라인중계는 없었다.

 

실제 과학축제에 참여한 한 학부모는 "허준이 교수의 강연을 들으려고 지방에서 왔는데 이미 마감돼 현장에 들어가지 못했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관람 인원을 제한한 것은 코로나19 재유행 확산 방지를 위한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지만 현장에 참여했는데 아쉽게 강연 참석 못한 관람객들을 위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어 보였다. 코로나19로 오랜만에 열린 과학축제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과학과 대중의 진정한 소통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친절함'이 필요하다.